지난달 26일, 야심 차게 시작했던 KBS <6자회담>이 막을 내렸다. 애당초 4부작 파일럿 형식의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추후 정규 편성의 여지는 남아있다. <6자회담>은 이경규, 김용만, 박명수 등 예능 베테랑들과, 김희철, 장도연, 장동민 등 ‘’세다”하는 패널이 둘러앉아 각종 사회 이슈를 성역 없이 토론하는 테이블 토크 프로그램이다. 이러한 포맷은 5년 전 JTBC의 한 프로그램을 생각나게 한다. 바로 JTBC의 <속사정 쌀롱>이다. <속사정 쌀롱>은 1%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5개월의 짧은 수명을 마감한 비운의 프로그램이다. 당시 유행하던 ‘리얼 버라이어티’의 범람 속에서 ‘인간 심리 토크쇼’를 표방하며 일상 속 사람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일종의 실험작이었다. <속사정 쌀롱>의 폐지 소식에 일부 네티즌의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.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대중 회자(膾炙) 력이 높았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폐지는 같은 해 11월 <마녀사냥>의 폐지와 더불어 시청자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. 실제로 <속사정 쌀롱> 공식 홈페이지 ‘시청자 참여’ 게시판에는 불과 작년까지 시즌 2에 대한 개편 요청이 잇따르기도 했다.
시청률이 광고 계약과 그에 따른 프로그램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방송 시간에 TV 앞에 앉아 시청하는 절대적 시청자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. <6시 내고향>의 시청률은 6%대를 상회하지만, 대중에 영향을 끼치는 회자력은 여타 프로그램보다 결코 높지 않다. 이런 점에서 과연 시청률 1, 2%의 실험적 성격의 예능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? 어쩌면 시청률을 평가하는 기준에 대해 다시 고민해봐야 할 시점인지도 모른다. 5년 전 ‘리얼 버라이어티’가 유행했다면, 지금은 ‘관찰 예능’이라는 이름하에 비슷한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. 같은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을 출연자와 방송국만 바뀐 채 시청자에게 소개한다. 저조한 초반 시청률을 핑계로 새로운 형식의 실험적 예능의 문턱을 낮추지 않는 이상, 예능 프로그램의 다양성은 기대할 수 없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