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는 2월 25일 오전 10시(한국 시각),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'TV 조선'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. 오상진, 정지영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, 수년간 아카데미를 해설해 온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가 역시 함께한다.
작품상 후보는 총 8 작품이 선정됐다. 라이언 쿠글러의 <블랙 팬서>, 브라이언 싱어의 <보헤미안 랩소디>, 피터 패럴리의 <그린 북>, 브래들리 쿠퍼의 <스타 이즈 본>, 스파이크 리의 <블랙 클랜스맨>,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<더 페이버릿: 여왕의 여자>, 알폰소 쿠아론의 <로마>, 그리고 아담 맥케이의 <바이스>까지. 국내에서 990만 명의 관객 수를 돌파하며 예상 밖 ‘대박’을 쳤던 <보헤미안 랩소디>부터, ‘넷플릭스’를 통해 개봉한 <로마>, ‘아카데미가 좋아할 할리우드 영화’라는 별칭으로 가장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꼽히는 <그린 북>까지 여느 후보들보다 다양하고 특색있는 영화들로 리스트가 꾸려졌다.
# Point 1. 시상식을 보는 관전 포인트
이번 작품상의 후보들은 몇몇 키워드로 정리될 수 있다.
바로 흑인, 여성, 그리고 난민이다. <헬프(2011)> 이후 극장가의 새로운 붐(boom)의 중심에 ‘흑인’이 있다. 이러한 흐름은 1990년대 ‘블랙시네마’ 향수를 넘어 2010년대 ‘뉴 블랙시네마 시대’라 통칭되기도 하는데, 그런 흐름에 발 맞춰 아카데미에도 유수의 흑인 영화들이 자태를 뽐낸다. 하지만 단순히 ‘뉴 블랙시네마’라고 통칭하기엔 묶이지 않는 공통점이 또 존재한다. <로마>의 클레오는 흑인, 이민자보다는 ‘보모’라는 취약계층의 인물을 대표하고, <보헤미안 랩소디>의 머큐리 역시 인도 ‘파시족’ 출신으로 일종의 ‘디아스포라’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. <그린 북>의 토니와 돈 셜리 박사는 그간 영화들이 보여준 백인-흑인 관계를 도치시킨다. 흑인 예술가를 뒤에 태우고 인종차별이 극심한 남부 여행을 떠나는 이탈리아계 백인 운전사는 익숙지 않은 관계를 유머와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냈다.
# Point 2. 아카데미가 소수자들의 손을 들어줄까?
디아스포라(이민자), 흑인, 여성 등 작품상 후보의 대부분은 ‘소수자’라는 개념으로 설명된다.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에 이름을 올린 <스파이더맨: 뉴 유니버스> 역시 전통적으로 이어져 오던 ‘피터 파커’의 계보를 탈피했다. 흑인 스파이더맨 ‘마일스 모랄레스’를 비롯해 피터의 여자친구 ‘그웬’과,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‘페니 파커’ 등 주변부에 위치하던 인물들이 각종 ‘파커’로서 중앙으로 모여들었다.
물론, <문라이트(2017)>, <노예 12년(2014)> 등, 동성애나 인종차별을 주제로 한 영화가 작품상을 받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. 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것도 사실. 수려하고 다양한 영화가 많은 이번 시상식에서 어떤 작품이 영예를 차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.